문상을 다녀와서

글쓴이: 너바나나   
글쓴곳: 달 팽 이 | 2009/08/26 23:12

우리 사회에서 죽음이란 것은 마지막이다 보니 죽음은 모든 것을 덮는다. 공은 확대가 되지만 과는 덮이는 모양이다. 김 전 대통령 현재 평가가 전형적인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한다. 험난한 반독재투쟁과 민주화, 평화통일에 대한 열정과 공이 워낙 크다 보니 다른 사소한 것은 문제도 아니게 통과가 된다. 지금 시점에서 김 전 대통령 공은 논할 수 있지만 과를 말하는 것은 언론 속성상 열화와 같은 추모 분위기에 딴지를 거는 이상한 모양새가 성립이 되는 듯하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확한 평가는 훗날 사가들이 하겠지만......, 그도 사람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모든 일을 잘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반인들 범주를 벗어난 사람이기 때문에 범인 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대부분은 그런 기대에 부응했기 때문에 오늘날 김대중이란 사람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나는 한 번도 김 전 대통령과 그가 끄는 당에 표를 준 일이 없는 사람이다 보니  표면적으로는 지지자가 아닌 사람으로 기록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보수당에도 결코 표를 던져본 적도 없었으니 이상한 말이지만 비판적인 지지자쯤 거리에 위치한 사람 정도 되겠다.

김 전 대통령하면 떠오르는 것이 87년 대선 당시, 민주진영이 두 사람 단일화를 원했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 밖에는 안 보이는 이유로 실패하여 군사독재를 적어도 5년은 연장한 일 때문이다. 그 후로는 모든 행동이 심하게는 민주화 투쟁도 김영삼처럼 대권에 접근하기 위한 치사한 방법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될 정도로 여겨졌다. 정치인이 대권에 욕심이 없는 것은 안 될 일이지만 욕심과 허욕은 구분할 줄 알아야 진정한 큰 정치인일 것이다.

그를 가리켜 민주화 화신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한 쪽 면만 볼 때 이야기다. 정당정치를 민주적으로 운영한 것이 아니고 사당화 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불리하면 당을 깨고나와 정치이념이나 신념에 의해 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지역을 중심으로 당을 만들어 민주발전에 상당한 역행하는 일도 서슴지 않은 반민주적인 정치인이었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그는 재임 중 과거사와 관련하여 대단히 마음에 들지않은 행동을 했다. 독재와 그에 아부했던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민중을 괴롭혔던 인사들에 대해서 철처한 단죄를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단단한 기득권 서력에 의해 어찌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들을 용서하고 어떤 때는 그들을 위해 기념관까지 지어줌으로해서 숨통을 튼 그들이 오늘까지 살아남아 반동질을 하는 것을 볼 때 지금 화해라고 불리우는 이 일들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 모르겠다. 중대한 과오 중 하나다.

지역주의도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고 외려 피해자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로 인해 지역주의가 강화 발전되는 계기가 된 측면이 있는 것을 보자면 그가 정치인이었다는 게 어찌 보면 국가적 비극이 아니었나 싶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 시대상황과 여건이 여의치는 않았겠지만 신자유주의 질서에 무비판적으로 편입하는 바람에 빈익빈 부익부라는 사회양극화 기초를 놓은 것도 어떤 이유를 들어 설명하더라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원죄는 독재정권과 김영삼 정권이 직접적인 책임이 있지만 수습과정에서 국가경영 능력을 대중적 주관적 입장에서 펴지 못한 그도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외국 투기자본이 나라를 말아먹으려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질 좋은 기업이 외국투기세력에게 발목이 잡혀있는구조적 상황을 만든 문제는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아들들 비리도 가벼운 일도 아니었고 굶주린 부하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도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누가 뭐래도 약자에 대한 복지정책과 남북긴장완화와 통일에 초석을 놓은 일 그리고 말년에 보여준 반동정권에 대한 일침 등은 오히려 현직에 물러나서 더 빛나는 일을 한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눈부신 일이었다. 국가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거목이 갔다.

2009/08/26 23:12 2009/08/2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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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선이 아니면 최악이 아닌 것을 선택하라
      오선지위의 딱정벌레으로부터 엮인글 2009/08/28 00:33 삭제

      87년 나의 생각은 '최선이 아니면 최악이 아닌 것을 선택하라'였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백기완선생의 중도포기로 혼돈을 격었던 나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 최악이 아닌 선택이 나와 다

    엮인글 1, 댓글 4 안 늦였심다 한마디 하세유~ (지나가다님 환영! 욕플 반사!)
    1. 민노씨 2009/08/27 07:02 댓글 수정/삭제

      저 역시도 과거사청산에 대해선 깊은 아쉬움을 느낍니다.
      정치보복과 과거사청산의 경계설정에서 아마도 그 자신 줄곧 이야기했던 "정치보복은 없다"는게 너무 강조되어, 혹은 그 자신의 신앙이 반영되었으리라는 생각도 드는데, 아무튼, 역사적으로 반드시 청산되어야 하는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은 끝내 아쉬움이네요.

        아홉그루 2009/08/27 11:06 수정/삭제

        회해를 화해로 바로잡습니다.

        과거사 청산은 뒷날 사람들로 하여금 정의가 살아있고 잘못된 행동은 반드시 댓가를 치른다는 귀중한 헌법적 가치일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었고 용서도 잘못을 저지른 자들이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 때 하는 것이지 오히려 그들이 가진 힘 때문에 떠밀려 하는 것은 또 한 번 희생을 당하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김 전 대통령이 진심에서 용서를 했을 수도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2. 비밀방문자 2009/08/27 07:03 댓글 수정/삭제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 rainyvale 2009/08/27 15:52 댓글 수정/삭제

      후보단일화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논의가 있더군요.
      http://skynet.tistory.com/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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